윤석열 전 검찰총장(사진)의 지지율이 정체되면서 당 안팎에서 윤 전 총장이 조속히 입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. 국민의힘 입당이 지지율 반등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. 윤 전 총장 측은 여전히 독자 행보를 고수하고 있어 국민의힘의 예비 경선 전 입당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.
서병수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“8월 말께 당내 경선 일정을 시작할 것”이라며 “윤 전 총장 때문에 경선 일정을 늦추거나 당길 수 없다”고 못 박았다. 윤 전 총장이 입당하지 않더라도 경선 버스를 정해진 일정에 따라 출발시키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셈이다. 다만 서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입당에 대해 “여러 루트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”며 “튼튼하고 견고하게 만들어진 플랫폼을 두고 (윤 전 총장이) 황야에서 떨고 있을 이유는 없다”고 덧붙였다. 입당을 압박하기보다 권유하는 모양새로 비친다.
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 19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“윤 전 총장을 사석에서 만났을 때 전혀 제3지대로 갈 기미가 안 보였다”며 윤 전 총장의 입당을 낙관했다. 윤 전 총장이 “7월 입당이 가능하다”(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)는 주장도 나왔다. 최근 지지율이 정체·하락하면서 ‘윤석열 위기론’이 대두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입당이 반등의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.
윤 전 총장 측 관계자도 “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”면서도 “국민의힘 조기 입당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야기가 없다”고 말했다. 이 같은 윤 전 총장의 독자 행보는 ‘반문(반문재인) 연대’를 확장하고, 야권 통합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많다. 국민의힘 입당 대신 최종 야권 단일화를 점치는 의견도 나온다. 윤 전 총장도 “야권 단일후보는 지상명제”라며 야권 단일화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다.
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독자 행보가 길어지면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.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이 당내에 자리 잡을 경우 보수 지지층에서 윤 전 총장이 세력을 형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.
윤 전 총장의 선거캠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. 이슈 대응이나, 캠프 내 소통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. 권영세 위원장도 2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“윤 전 총장을 보좌하는 팀에 문제가 있다”며 “캠프 중심을 잡아줄 사람, 선거 운동 실무를 책임질 사람이 부족해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”고 지적했다.
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권 위원장은 이번 주말 장 이사장과 회동한다. 장 이사장은 고(故) 김대중 전 대통령의 ‘정치적 적자(嫡子)’로 꼽히는 인물로 국민의힘에 입당할 경우 당내 유일한 호남 대권 주자로 떠오를 전망이다. 국민의힘은 제3지대론을 표방하는 김 전 부총리도 영입해 ‘야권 빅텐트’를 확실하게 한다는 방침이다. 이를 위해 김 전 부총리와도 여러 경로를 통해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입당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.
국민의힘은 당내 대권 후보에도 힘을 싣고 있다. 경준위는 다음주부터 당내 예비대선후보를 대상으로 당원협의회를 통해 당원들과의 만남을 주선하고, 토론회도 추진할 계획이다. 또 당 소속의 현역의원과 당협위원장은 당내 대권 주자의 선거 캠프에만 합류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. 이는 당내 후보들에 대한 지원을 넓히는 동시에 당 밖의 후보를 견제, 입당을 간접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.
이동훈 기자 leedh@hankyung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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